바보상자의 역습 - 스티븐 존슨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바로 ‘슬리퍼 커브’이다. ‘슬리퍼 커브’란 스테이크나 크림파이 따위의 지방 덩어리들이 다이어트의 적이지만, 제대로 보면 우리의 몸에 좋은 것들이라는 내용이다. 이 ‘슬리퍼 커브’에 저자 스티븐 존슨은 네 가지의 바보상자, 즉, 게임, TV, 인터넷, 영화를 대입하여 그것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사람들은 네 가지의 대중 매체들이 주로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역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슬리퍼 커브’처럼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사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며, 순기능을 발산하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먼저 게임의 순기능에 대한 것부터 ‘슬리퍼 커브’에 입각하여 풀어나간다. 게임은 단순한 것에서 현재에는 복잡하게 발전했고, 우리는 그 복잡한 게임을 하면서 두뇌활동이 활발해지고, 두뇌의 기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게임을 따라 새로운 질서에 적응도 해보며 독서와 유사하게 간접적인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역습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순기능의 나열만 해놓았지, 역기능을 뒤엎는 게임의 모습은 서술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TV에 대해 말한다. 보다 수용에 있어서 수동적인 매체라서 여러모로 문제가 많을 수 있는 매체이다. 하지만 걱정하는 것보다 그 수용과정 중에서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기도하고, 그런 필요들이 결과적으로는 이야기 분석력 등을 골고루 배양해 준다는 것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미국의 드라마 <24>와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 자체도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많으며, 전개도 빨라서 확실히 그런 부분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그 관계를 읽어나가면서 뇌의 사회적 네트워크의 측면을 크게 향상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저자는 주로 미국의 문화, 미국의 것을 예시로 삼고 있어서 크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점점 복잡화 된다기보다 단순화되는 드라마나 매체를 볼 때, 그런 능력을 배양한다기보다는 외려 더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수용을 가속화 시키는 구석이 많지 않나 생각된다.
세 번째로는 인터넷의 순기능에 관련한 부분이다. 인터넷은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바꾸어놓았고, 그 빠른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능력을 길러주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불어 정보 습득이나 공유의 체계도 바뀌어서 우리가 정보를 얻는 능력이나 찾는 능력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보의 공유성 속에서 재생산하는 능력은 오히려 낮아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역기능이 부각되어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있다. 저자는 영화가 ‘슬리퍼 커브’가 가장 약하게 작용하는 매체라고 했다. 이유는 영화의 짧은 상영 시간 때문에, 영화가 두뇌 활동에 제대로 작용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은 여러모로 허점이 많다. 지나치게 미국의 문화에 치중하여서, 전 세계를 아우르지 못하는 부분도 그렇고, 순기능에 집착하느라 역기능이 더욱 부각되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대중 매체의 역기능에만 골몰하고 있었던 나의 사고에 신선한 바람을 넣어주었다. 대중문화는 우리의 삶과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대중문화, 매체에 대한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p.s 이 글은 전에 블로그를 할때 책을 읽고 리뷰를 간단히 남겼던 것인데, 이 블로그가 쓸쓸해보여 이 글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간혹 글에 따라 반말과 존댓말을 오갈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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